PUBLISHED WRITING · RESEARCH REVIEW

충치, 이제 연고만 바르면 끝? 최근 발표된 치아 재생연고 연구 review

치과계 이슈를 논문에서 읽고, 독자의 언어로 풀어낸 실제 발행 원고입니다.

치아 재생연고 연구 논문

본 글은 Hasan 등(2025) 논문을 바탕으로 일반 독자 이해를 위해 요약·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원 논문은 CC BY 4.0 라이선스이며, 원문은 DOI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출처 표기 후 일부 편집해 사용)

출처: Hasan A, et al. Nature Communications (2025) 16:9434. DOI: 10.1038/s41467-025-64982-y. CC BY 4.0. (일부 편집/한글 주석 추가)

치아 손상 예시(마모, 침식, 우식, 비우식성 병소)
치아 손상 예시(마모, 침식, 우식, 비우식성 병소)

여러분은 충치 치료를 위해 치과에 갔다가 드릴 소리에 긴장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번 망가진 치아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어서, 충치가 생기면 깨끗이 파내고 때우거나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실제로 법랑질(에나멜)은 치아 가장 바깥층을 이루는 단단한 조직인데, 한 번 닳거나 손상되면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재생하지 못합니다.

WHO 구강 질환 팩트시트
WHO 구강 질환 팩트시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7억 명이 충치 등 각종 구강 질환을 겪고 있고, 특히 법랑질 손상이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그런데 최근 '연고만 바르면 상한 치아가 다시 자란다'는 꿈 같은 소식이 들려와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볼까요?


바쁘신 분들을 위한 요약

  • 연구진은 치아 표면에 단백질 기반 코팅(치아 표면에 얇게 바르는 단백질 기반 층)을 바르고, 그 위에 아파타이트 결정(법랑질 재료)이 정렬(방향이 맞춰지며 자라서 “법랑질스럽게” 만들어짐)되어 자라도록 유도함.
  • 10일 만에 새로운 법랑질층 재생: 실험실에서 발치한 치아에 연고를 발랐더니 약 열흘 만에 눈에 보이는 에나멜층이 형성됨.
  • 재생된 에나멜의 강도 우수: 새로 자란 에나멜층이 자연 치아의 법랑질만큼 단단하거나 더 단단한 경도를 보임.
  • 내구성 테스트 통과: 1년 치 양치질, 씹기 압력, 산성 환경 등을 견디는 실험에서 자연 법랑질보다 높은 내구성을 입증함.
  • 상아질 노출 부위에도 효과: 법랑질이 다 녹아서 드러난 상아질에도 적용 가능하며, 이를 통해 시린이 완화 및 보철물 접착력 향상 등의 효과도 기대됨.
  • 다만 이 결과는 실험실 기반(in vitro/ex vivo) 중심이라, 실제 입안(침, 세균막, pH변동)에서의 성능은 임상 검증이 남아 있음.

치아도 재생될 수 있을까?

치과용 핸드피스(드릴)
치과용 핸드피스(드릴)

치아가 한 번 썩거나 깨지면 다시 새로 난다는 얘기는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으셨죠.

충치를 방치하면 더 심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은 썩은 부분을 삭제(드릴로 깎아냄)하고 인공 재료로 메우는 충치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치아가 많이 손상되면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거나, 아예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심는 경우도 있죠.

이러한 기존 치료들은 자연 치아를 복구한다기보다는 인공물로 대체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있었습니다.(열팽창계수, 탄성계수, 생체적합성 등...)

더욱이 임플란트는 수술 부담도 크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죠.

틀니 역시 이물감이나 저작력 저하 등 불편함이 많습니다.

그래서 치아를 원래 내 것처럼 다시 살려낼 수 있다면 정말 혁신적일 텐데요.

최근 재생의학의 발전으로 다른 신체 조직 재생 소식들이 들려오는 가운데, 치아 재생도 더 이상 꿈만은 아닌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치아의 일부라도 자연 구조로 재생시키려는 연구는 치과 재생의학 분야의 오랜 도전 과제였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줄기세포로 새 치아를 배양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실제 치아 비슷한 구조를 실험실에서 키워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없는 사람을 위해 치아를 다시 자라게 하는 신약을 개발하여 동물실험에 성공했고, 2023년에 세계 최초로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했습니다.

이 신약은 치아 발생을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USAG-1)를 막아줌으로써, 사람의 입속에 원래 두 번(유치, 영구치)밖에 나지 않는 이를 '제3의 치아'로 다시 돋게 하는 원리입니다.

일본 연구팀은 이 약으로 실험동물에게 실제 새 이가 자라나게 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인체 임상 중이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임상 2상 진행중이라네요?)

이처럼 치아 재생을 향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손상된 치아를 단순히 바르는 연고로 회복시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르는 치아재생 연고의 등장 – 충치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최근 영국 노팅엄대학을 비롯한 국제 연구진이 새로운 치아 재생 연고를 개발해 학계에 보고했습니다.

이 젤은 쉽게 말해 치아의 법랑질을 다시 자라게 하는 연고인데요.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치과에서 불소 바니시(불소 도포)를 바르듯이 치아 표면에 연고를 코팅하면 됩니다.

연고를 바르면 치아 표면에 아주 얇지만 견고한 보호층이 형성되는데, 이 층이 마치 미네랄을 끌어당기는 자석처럼 작용합니다.

실제로 보호층이 생성된 현미경 사진(논문 인용)
실제로 보호층이 생성된 현미경 사진(논문 인용)

입속 침에는 칼슘과 인산 등 법랑질의 원료가 되는 다양한 미네랄 이온들이 들어 있죠.

연고가 만든 보호층은 주변의 이러한 칼슘과 인 이온을 빨아들여 치아 표면의 미세한 흠집과 구멍을 메워주며, 점차 그 자리를 새로운 광물질 결정(법랑질)로 채워나갑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보호층 자체가 점점 두꺼운 새 법랑질 층으로 바뀌면서, 손상 부위를 원래의 치아처럼 재생시키는 것이죠.

놀랍게도 이 연고에는 불소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아기 때 치아 법랑질을 형성하도록 돕는 천연 단백질의 역할을 흉내 낸 소재를 썼기 때문에, 화학적 첨가물 없이도 치아를 자연 치아처럼 복원해낸다고 하네요.

쉽게 말해 치아를 새로 덧입힌다고 생각하시면됩니다.

충치나 마모로 패인 부분에 광물질이 새 살처럼 올라오는거죠.

이번에 개발된 젤의 또 다른 장점은 적용 범위가 넓다는 점입니다. 치아 겉의 법랑질뿐 아니라, 노출된 상아질(법랑질 속층의 치아 조직) 표면에도 이 연고를 바를 수 있다고 합니다.

상아질 위에 법랑질 비슷한 층을 새로 형성해주기 때문에 시린이를 줄여주고, 보철물을 붙일 때 접착력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치과 치료에 응용될 수 있겠습니다.

충치로 인해 이가 시리거나 씌운 크라운 주위가 시큰거리는 증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10일 만에 에나멜층이 재생됐다!

그렇다면 이 치아재생 연고, 실제로 효과가 입증된 걸까요?

연구팀은 개발된 젤을 사용하여 발치된 사람의 어금니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즉, 실험실 조건(in vitro)에서 떼어낸 치아에 연고를 발라두고 그 변화를 관찰한 것인데요.

그 결과 불과 약 10일 만에 치아 표면에 새 법랑질 층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입안의 침을 흉내 낸 용액 속에 담가둔 채로 열흘 정도가 지나자, 연고를 발랐던 부분에서 하얗고 단단한 법랑질 결정층이 자라난 것입니다.

치아 물성 테스트(논문 인용)
치아 물성 테스트(논문 인용)

더 놀라운 점은 이렇게 재생된 에나멜층의 성능입니다. 실험에서 자란 새 법랑질의 경도(단단함)는 원래 자연 치아의 법랑질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강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새로 생긴 법랑질이 실제 구강 환경에서도 버텨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공 침 환경에서 다양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동칫솔로 1년 동안 양치질한 것과 맞먹는 마모 실험, 씹기와 이 악물기를 반복하는 기계적 하중 실험, 그리고 산이 강한 음식물 환경을 모사한 부식 실험 등을 한 번에 수행해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한 번 연고로 코팅해서 재생된 에나멜층이 자연 치아의 원래 법랑질보다도 마모나 균열, 산성물질에 강한 내구성을 보였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 생각에는 충치는 99% 예방가능한 질병이 되겠네요.(그런데 비용이...)

Before(좌) VS After(우)
Before(좌) VS After(우)

실험실에서 관찰한 치아 법랑질 재생 결과를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비교한 모습입니다.

왼쪽 사진은 산(acid)으로 일부러 부식시켜 법랑질이 깎인 손상된 치아 표면이고, 오른쪽 사진은 같은 치아에 재생 젤을 바르고 2주 후 새 법랑질 결정이 자라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로 생긴 결정 구조가 기존 법랑질과 거의 유사하게 잘 형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닳으면 끝이라고 여겨졌던 법랑질을 다시 되살렸다는 점에서, 전 세계 치의학계가 이 연구에 큰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안전하고 적용이 쉬우며 빠를 뿐 아니라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알바로 마타(Alvaro Mata) 교수
Alvaro Mata
Alvaro Mata

연구를 진행한 팀은 해당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타(Alvaro Mata) 교수는 이미 스타트업과 손잡고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내년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빠르면 머지않아 치과에서 이 치아재생 젤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직은 임상시험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얻은 것이므로, 사람의 입 안이라는 복잡한 환경에서 동일한 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유지력은 어느 정도인지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연구진도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한 번 손상되면 답이 없던 법랑질 재생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치과 치료에 적용되는 날이 오면, 충치 치료 방법도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플란트 대신 치아재생 시대 열릴까?

이번 치아재생 연고의 개발과 일본의 치아재생 신약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치과 치료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충치가 생긴 이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연고 한 번 바르는 것만으로 충치 치료가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치아 재생 기술이 상용화되면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틀니나 임플란트에 의존하던 시대를 넘어, 내 치아를 다시 키워서 쓰는 시대가 오는 것이죠.

자연 치아를 살려 쓸 때 (임플란트나 보철 치료에서) 늘 문제되던 잇몸뼈 부족, 이물감, 주기적 교체 부담 같은 문제들도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완전한 치아 재생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충치로 치아가 부분적으로 손상됐을 때 간단한 처치로 스스로 회복시키는 기술은 곧 우리 곁에 다가올 전망입니다.

이제 충치 치료, 연고로 끝낼 수 있는 날이 현실이 되고 있네요.

치과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적어도 드릴 소리는 안들으셔도 되니까요 ㅎㅎ)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발전해서 여러분의 치아 건강 걱정을 덜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LET’S TALK, DENTIST TO DENTIST

원장님의 판단이,
글에서도 읽히도록.

주력 진료와 글에 담고 싶은 이야기부터 편하게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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